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중 푸엔테 라 레이나(Puente la Reina)에서 에스테야(Estella)로 향하는 여정은 무릎 통증으로 약국을 찾는 일로 시작되었습니다. 다리아픈 언니는 약사로부터 연고와 무릎 보호대를 구입해 마사지를 하고 다음 날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. 아직 몸은 순례길에 익숙하지 않았지만, 마음만은 단단히 준비되어 있었습니다.스페인은 정말 와인의 나라였습니다. 길가에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, 그리고 10월이라 수확이 끝나고 덩그러니 남아있는 포도들. 그 작은 알맹이의 포도를 한 송이 따 먹었는데, 정말 놀라울 만큼 달고 맛있었습니다. 포도밭 주인의 배려로 잠시 체험한 포도 수확은 이 순례길에서만 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. 시라우키(Cirauqui)는 멀리서 보았을 때 꼭 천..